주식 공부나 재테크 이야기를 일상글을 올리는 네이버 블로그에서 쓰기 뭔가 민망해져서 티스토리를 따로 만들게 되었습니다. 사회 생활을 하면서 제 나름대로 1차 목표로 삼았던 자산을 모으게 되었습니다. 이 시점에서 돈을 모은 과정에 대한 회고와 몇 년 전 저와 같이 재테크를 어떻게 해야할지 막막한 사회초년생에 작은 도움이 되었으면 하여 기록으로 남겨보려 합니다.
제가 그간 했던 방법을 무조건 따라하라는 의미는 아니고, 그 당시 제가 고민하고 궁금했던 내용과 커뮤니티에서 자주 보이는 질문을 토대로 제 나름대로 아쉬웠던 부분을 보충하면서 지속 가능한 재테크 루틴 만들기를 중심으로 이야기하려 합니다.
읽다가 지치시면 맨 아래에 있는 요약을 읽어주세요!
Q1. 월급의 몇 %를 저축해야 하나요?
가장 많은 질문과 논쟁을 낳은 질문 아닐까요. 50% 이상 저축은 당연하다, 80%는 저축해야 한다 등등 많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은 황희정승 같은 의견이겠습니다만은, 개인의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사회초년생이라고 하더라도 하나의 집단이라고 보기에는 각자의 환경과 격차가 큰 사회이니까요. 다만, 개인의 환경에 맞게 반드시 저축의 비중을 설정하고 습관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쓰고 남는 돈을 저축한다는 생각으로는 돈을 모으기 굉장히 힘들고, 소액이라도 습관이 되면 금액을 늘려 나가는 것이 처음부터 큰 금액을 저축하는 것보다 쉬우니까요.
저축 비중은 그러면 어떻게 설정해야 할까?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정하기에는 굉장히 막막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생활하기 위해 얼마가 필요할까?" 라는 질문을 먼저 해야합니다.
1) 나의 한 달 생활비를 파악하자
고정비 | 변동비 |
- 주거 (월세, 전세대출 이자 등) - 통신 (휴대폰, 인터넷 등) - 교통 (교통카드, 기차, 고속버스 등) - 정기구독 (소프트웨어, OTT, 쇼핑 등) |
- 쇼핑 (생필품, 의류, 화장품 등) - 식비 (점심, 모임, 외식 등) - 교육 (학원, 책 등) - 건강 (운동, 영양제, 약 등) |
[한 달 생활 비용 분류 예시]
카드 내역을 참고하여 한 달 생활비 예산을 먼저 짜봅니다. 한 달 생활비는 고정비와 변동비를 나누는 것이 좋습니다. 고정비는 매월 고정적으로 나가는 비용입니다. 예시에는 식비를 변동비에 넣어두긴 했지만 내 소비 패턴을 봤을 때 매 달 식비로 나가는 비용의 차이가 크지 않다면 고정비가 될 수 있습니다. 고정비에 있는 비용들은 주로 줄이기 힘든 항목들입니다. 물론 경우에 따라 정기구독료 정도는 조정할 수 있겠으나, 변동비에 비하여 쉽게 조정하기 힘든 항목이기 때문에 고정비에 영향이 가지 않을 정도의 저축 루틴을 만들어야 합니다.
변동비 항목은 매월 변동성이 크거나, 충분히 아낄 수 있는 비용 위주입니다. 마찬가지로 예시에 교육이나 건강을 변동비로 넣어두었으나, 개인의 상황에 따라 교육과 건강과 관련된 소비 금액이 고정비로 빠지는 경우도 있으니 자신의 상황에 맞게 정리를 하면 됩니다. 변동비는 고정비에 비하여 조정하기 쉬운 비용이지만 아예 안 쓰고 살 수는 없는 항목입니다. 또한, 갑작스럽게 예상치 못하게 돈이 필요한 경우가 생길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변동비도 어느 정도 고려를 하고 저축 금액을 정하셔야 합니다.
2) 선 저축 후 지출하자
남은 돈을 저축하는 것이 아니라, 저축하고 남은 돈으로 생활하는 습관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래야 돈이 부족할 때 소비를 조절할 수 있고, 저축을 지속할 수 있습니다. 앞에서 정리한 고정비와 변동비를 고려하여 저축 비율, 저축액을 사정에 맞게 정하시면 됩니다. 개인적으로는 급여의 50~60%는 저축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서 여력이 있으시면 50% 이상 저축하는 목표를 세워보셨으면 합니다. 하지만 당장은 50% 이상 저축하지 못하는 경우도 굉장히 많기 때문에 이 경우에는 대출 상환 혹은 급여를 늘릴 수 있도록 자기개발에 중심을 두고 자금 계획을 설정하면 됩니다. 돈을 어떻게 쓸 것인가, 돈을 어떻게 모을 것인가는 결국 내 자신의 가치 판단에 달려 있고, 정답은 없습니다. 저축도 결국 돈이 아닌 '나'를 위해서 하는 일이니까요. 나의 소비 패턴을 파악하고 그에 맞게 저축 목표를 설정하셨으면 최소 1년은 유지할 수 있도록 자기확신을 가지고 달려봅시다.
Q2. 적금 풍차돌리기, 이거 꼭 해야 하나요?
사회초년생 돈 모으기를 키워드로 검색해보면 항상 추천되는 것이 적금 풍차돌리기입니다. 적금 풍차돌리기는 매월 적금 계좌를 새로 만드는 저축 방식입니다. 6개월 만기 적금을 예시로 들어보면, 1월에 A 적금에 가입하고 10만원을 납입합니다. 2월에는 B 적금을 추가 가입합니다. 2월에는 저축 금액이 20만원이 됩니다. 매월 적금을 늘리면서 매월 적금 납입액이 늘어납니다.
[출처 : KB의생각 > 자산관리 팁, 풍차돌리기 뜻부터 목돈 만드는 방법까지]
텍스트로만 보면 잘 와닿지 않을 수 있어, 참고 이미지를 가져왔습니다. 7개월차부터 처음 가입했던 적금이 만기 되고, 적금 납입액 이 줄기 시작합니다. 납입액이 가장 많아지는 달이 조금 부담스러울 수는 있겠지만 저축 습관을 기르고, 0부터 시작하는 사회초년생에게 많이 추천 되는 방법입니다.
하지만 풍차돌리기는 모아둔 돈이 거의 없어 0에서부터 시작하는 분에게 목돈이 모이기 전인 재테크 1년차까지만 추천 합니다. 이미 어느 정도 시드가 모여 있는 상태라면 굳이 풍차 돌리기로 쪼개기 보다는 큰 돈을 운용하는 것이 이자 수익이 더 좋습니다. 같은 금리면 적금보다는 예금이 만기 시 손에 들어오는 이자 금액이 크니까요. 왜 목돈이 없는 사람에게 추천하는 지 좀 더 자세히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1) 유동성 확보
이전에 첫 번째 질문에 대한 답을 이야기하면서 흘러가듯 갑작스럽게 필요한 돈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그런 예상치 못한 곳에 돈이 들어가는 일에 관련된 이유입니다. 생각보다 살면서 급전이 필요한 경우가 안 생기면 좋겠지만 생기곤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현금흐름과 유동성 현금 보유는 기업뿐만 아니라 개인에게도 매우 중요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비상금'을 손 쉽게 뺄 수 있게 CMA 통장이나 세이프박스 등의 상품에 넣어두곤 합니다. 하지만 아직 목돈이 모이지 않은 사람은 따로 빼둘 비상금이 없는 경우도 상당히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적금을 소액씩 다른 상품으로 쪼개는 풍차돌리기가 추천됩니다.
적금 만기 도래 전까지 아무 일도 없다면 상관 없겠지만 갑작스럽게 급전이 필요할 때, 적금을 중도 해지해야 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습니다. 적금의 중도해지 시 대개 중도해지 이율로 계산되고, 해지 수수료가 발생할 수 있어 만기에 비하여 이자손실이 발생하게 됩니다. 병원비로 30만원이 갑작스럽게 필요하여 적금을 중도 해지 해야 하는 경우를 예로 들겠습니다. 만기 1년짜리 적금 상품. 현재 납입 기간은 3개월. 납입 금액이 30만원인 적금을 든 경우와 풍차돌리기를 한 납입 금액이 10만원인 적금 3개를 비교해 보겠습니다. 30만원을 위해 중도 해지를 할 경우 첫 번째 케이스는 90만원 전체에 대해 중도해지 이율을 적용받게 됩니다. 하지만 풍차돌리기의 경우 30만원이 모인 적금만 해지할 수 있고. 나머지 두 적금(각각 20만원, 10만원)은 중도해지 이율이 아닌 금액으로 계속 적금을 운용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역설적으로 풍차돌리기 적금이 많아지만 유동성 확보가 어려워집니다. 같은 금액이라도 풍차돌리기로 쪼개면, 모든 원금을 받기 까지 개설한 적금 수만큼 기간이 늘어납니다. 요즘 적금 상품은 중도 인출이 가능하도록 되어 있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래서 꼭 1년짜리 적금, 12개 풍차로 쪼개서 돌리실 필요는 없고, 추천 드리지도 않습니다. 저도 풍차 돌리기 적금은 3~5개 정도만 돌렸고, 남는 돈은 다른 상품에 넣었습니다. 저축하는 모든 금액을 풍차돌리기 적금에 넣기에는 수익률면에서 아쉬움도 있고, 목돈이 만들어지기까지의 기간이 늘어나기 때문에 무조건 풍차돌리기로만 저축하는 것은 추천드리지 않습니다. 사회초년생이 알았으면 하는 상품들은 다음 글에서 좀 더 자세히 담겠습니다.
2) 저축에 대한 성취감
두 번째 이유는 심리적인 이유입니다. 중도 해지 이율이 아니더라도 심리적인 이유로도 유동적인 현금 운용은 저축 습관에 꼭 필요합니다. 적금을 모으고, 모은 적금이 만기 되는 그 경험 자체가 저축에 큰 동기부여가 됩니다. 그런데 급전 때문에 돈을 빼는 경우가 생겼다. 돈이 나가는 상황 자체도 슬픈데 적금을 완성하지 못했다는 것에 허탈해딥니다. 그 허탈함을 가능한 최소화하기 위해 돈은 쪼개두어야 합니다. 나간 돈은 나간 돈. 빨리 잊고 남은 돈을 불려 나가야 합니다. 그렇지만 나에게 남은 것이 없어졌다는 상실감은 생각보다 큽니다. 이렇게 사라질 돈 모아서 뭐 하지? 라는 기분이 들면서 저축에 대한 동기가 약해질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모았던 모든 금액을 모두 깨지 않고도 대응하고, 남은 돈을 심리적으로 '지켰다'고 생각할 수 있도록 쪼개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또한, 리스크 관리뿐만 아니라 적금을 만기까지 기다렸다가 받는 경험 자체가 큰 효능감을 줍니다. 결국 내가 벌어 내가 모은 돈에 이자 조금이지만 그것이 목돈으로 다시 나에게 왔을 때, 선물 받은 기분도 들고, 모으는 데에 성공했다는 성취감도 들고, 여튼 기분이 좋습니다. 금액이 클수록 성취감이 크긴 하지만, 사실 초반에 모으는 돈은 그정도로 유의미하게 크지 않기 때문에 이를 쪼개서 1년 후 3~6개월 동안 지속적인 만기뽕 동기부여를 받아보는 것도 습관 형성에 긍정적이라 생각합니다. 원금 보전이 되는 상품으로 성취감이라는 당근을 먹으며 저축을 이어나가세요.
Q3. 시드를 모으고 투자를 시작해야 하나요? 얼마나 모으고 시작해야 할까요?
경제, 투자 상품 등을 잘 알지 못하는 사람이 가장 고민하는 부분이 이 부분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리고 이에 대한 답들도 굉장히 많은데요. 많은 사람들이 말하는 것처럼 우선 적립식으로 매수가 가능한 상품을 야금야금 모으기 시작하라고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내 돈이 들어가 있지 않으면 공부를 해야겠다는 동기부여가 적게 든다는 개인적인 이유도 크지만, 시드가 작을수록 잃을 돈도 적기 때문에 조금 공격적으로 투자해도 많은 돈을 투입했을 때보다 리스크가 적기 때문에 공격적인 운용도 경험해볼 수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새가슴, 쫄보였기 때문에 ETF나 개별 종목을 조금 사보긴 했었지만 크게 공격적으로 돈을 굴리지는 못해 '껄무새'가 되어 개인적인 아쉬움이 있습니다. 하지만 아예 ETF나 개별 종목에 투자 하지 않았더라면 제가 주가 지수나 경제 이슈를 트래킹했을까요? "껄무새"가 될 수 있었던 것도 '살 걸 그랬다'는 상품과 퍽 가까운 상품에 제 돈을 넣었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사람들이 주식을 할 때, 신규 진입하려는 종목을 우선 소액 매수하고 추이를 보곤 합니다. 이를 소위 '정찰병' 보낸다고 표현을 하는데요. 결국 내 돈이 투입 되어야 추이를 보는 것이 사람입니다. 시드가 너무 적다고, 아직 공부가 완벽하지 않다고 미루지 마세요. 꼭 주식이 아니더라도, 내 돈을 넣고 불릴 상품을 적극적으로 찾아 다니고, 공부를 시작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렇다고 모든 돈을 풀배팅하라는 소리는 당연히 아닙니다. 앞에서 적었던 적금도 초기 시드 형성에 있어서 유의미한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두가 높은 위험을 감수할만큼 안정적이지 않고, 같은 금액이라도 사람에 따라 손실에 취약한 사람이 있으니까요. 그래도 잃어도 타격 없을 금액 조금이나마 있다면 예적금 이외의 투자 상품을 알아 보고, 넣어보시라고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이미 잘 모아오고 계신 분이 읽는다면 당연한 소리만 써두었다고 하실 수 있을 원론적인 이야기였습니다. 하지만 돈 모으기를 처음 시작했을 때, 고민했던 부분이기에 아마 위 세 질문의 고민을 하는 사회초년생분들이 가장 많을 것 같아 아주 기초적인 내용부터 써보았습니다.
개인적으로 돈 모으기가 나를 너무 억압하고 옥죄는 무언가가 되면 지속하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많은 사람들이 말하는 얼마 이상, 어떤 상품에 투자하지 못하더라도 왜 그것이 추천되는지, 왜 나는 그것을 할 수 없는지만 스스로에게 설명할 수 있다면 된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남들보다 조금 느리더라도, 돈을 모으고 계속 공부한다면 언젠가는 남들 만큼 안정적인 기반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요. 그렇기 때문에 포기하지 말고 꾸준히 돈을 모으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화이팅!
요약
1) 저축액 비중에 따른 저축 전략
급여의 50% 이상 저축 불가 | 급여의 50% 저축 가능 |
- 50% 미만이라도 선저축 후지출 - 추후 급여의 50% 이상 저축할 수 있도록 자금 계획을 짜보자 e.g. 대출금 상환 계획, 급여 상승을 위한 자기개발/교육/이직 |
- 선저축 후지출 - 가능하다면 변동비를 아끼고, 저축 비중을 높이자 |
2) 목돈 여부에 따른 저축/투자 전략
0부터 모으는 사람 | 어느 정도 목돈이 있는 사람 |
- 1년짜리 만기 적금 3~6개로 적금 풍차돌리기로 목돈 마련 - 적금뿐만 아니라 소액으로 적립식 매수 가능한 금융 상품 알아보기 |
- 비상금을 따로 빼두고 목돈 운용 - 목돈을 쪼개서 적금에 넣는 것은 비추천 (제발 하지마) - 예금뿐만 아니라 목돈을 운용할 금융 상품 알아보기 |
'돈 모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ISA에서 미국배당ETF 정리하고 직투해야 하는 이유 (8) | 2025.02.05 |
---|---|
사회초년생 재테크 이렇게 시작해보자 :: (5) 경제에 관심 가지기 (8) | 2024.12.28 |
사회초년생 재테크 이렇게 시작해보자 :: (4) 미국 ETF 알아보기 (9) | 2024.12.26 |
사회초년생 재테크 이렇게 시작해보자 :: (3) 예/적금을 대체할 상품 알아보기 (8) | 2024.12.26 |
사회초년생 재테크 이렇게 시작해보자 :: (2) 주택청약, ISA, IRP 등 각종 통장 알아보기 (10) | 2024.12.25 |